세 살짜리 아이가 본 ‘새들 이야기’
/ 영혼의 세계
난 워싱턴으로 출장을 가던 중이었고, 비행기를 바꿔 타기 위해 덴버에 착륙하기 전까지는 모든 게 평범했다. 내가 머리 위의 짐칸에서 가방을 꺼내고 있을 때, 로이드 글렌 씨는 즉시 유나이티드 고객담당자를 만나달라는 내용의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난 그 방송을 듣지 못하고 비행기에서 나가기 위해 출입구에 이르렀을 때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신사 한 사람이 비행기에서 나가는 모든 남성들을 붙잡고 혹시 글렌 씨가 아니냐고 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젊은 신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글렌 씨, 선생님의 댁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게 무슨 일인지, 혹은 누가 관련된 것인지는 모르겠군요. 선생님을 전화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드릴 테니 직접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보시죠."
가슴이 사정없이 방망이질 쳤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고, 낯선 사내를 따라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항공사에서 알려준 전화번호로 미션 호스피탈이란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내 세 살짜리 아들이 자동차고 문 밑에 오랫동안 끼어 있었는데 아내에게 발견됐을 땐 이미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다는 것으로, 다행히 이웃에 의사가 살고 있었던 덕분에 브라이언이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에 이미 심폐소생술과 갖가지 응급조치가 취해졌으며, 그래서 내가 전화를 했을 때쯤에 브라이언은 되살아났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심장보다는 뇌에 얼마나 큰 손상이 갔을지 알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의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차고 문이 아이의 심장 바로 위에 있는 흉골을 압박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슴이 심하게 짓뭉개진 것이다. 하지만 의료진에게서 그런 얘기를 전해 듣고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나 역시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되돌아가는 여행이 끝없이 이어지는 듯했지만 결국 차고 문 사고가 발생한지 6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병실로 들어서서 힘없이 누워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그 주변에는 모니터들이 늘어서 있고, 여러 가지 튜브들과 함께 인공 호흡장치가 아들에게 연결돼 있었다. 그 옆에 서있는 아내에게 눈길을 돌리는데 그녀는 날 안심시키는 미소를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 게 보였다. 마치 끔찍한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의사들은 브라이언이 살 거라고 했으며, 진단 결과 심장도 정상이었다. 벌써 두 가지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두뇌가 손상을 입었을지 아닐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했다. 그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 동안 아냐는 계속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다. 난 그녀의 말과 신앙을 생명줄처럼 의지했다. 그날 밤과 그 다음 날에도 브라이언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전날 출장을 떠난 것이 영원 전의 일처럼 느껴졌다. 오후 두 시가 됐을 때 마침내 아들은 의식을 되찾고, 일어나 앉아 내가 이제껏 들어본 중 가장 아름다운 말들을 들려주었다. 내게 가녀린 작은 팔을 뻗치며 "아빠 안아줘."라고 말한 것이다.
다음날, 신경학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 결과가 나오면서 아이의 기적적인 생존 소식이 병원 전체에 퍼져나갔다. 그때 느낀 감사와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 후 며칠 간 우리 집안은 특별한 가족애로 가득 했다. 브라이언의 두 형이 어린 동생을 그렇게 아껴줄 수 없었고, 그 아이들이 아내와 나의 눈엔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우린 축복을 받은 느낌이었고 감사의 마음이 절로 우러나왔다. 그런데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여가 지난 어느 날 브라이언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엄마, 여기 앉아 보세요. 제가 할 얘기가 있어요."
그 당시 브라이언은 종종 짧은 문장으로 많은 의미를 전달하여 아내를 놀라게 하곤 했기에 아내는 곧바로 아이의 침대 옆에 앉아 그 애의 신성하고 놀라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엄마, 내가 차고 문 밑에 끼여 있었을 때 기억하세요? 그건 너무 무거워서 몹시 아팠죠. 난 엄마를 불렀지만 엄마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그래서 울기 시작했고, 너무나 아팠는데 그때 "새들"이 왔어요."
아내가 물었다. "새들이라고?"
"네, 새들은 쉬익 소리를 내며 차고로 들어와 날 보살펴 줬어요."
"그들이?"
"네, 그들 중 한 명이 가서 엄마를 데려온 거죠. 그녀가 엄마에게 내가 문 밑에 끼여 있다고 알려준 거라구요."
순간 경건한 분위기가 방안에 가득 찼다. 아내는 세 살짜리 아이가 죽음이나 영혼에 대해 어른들과 같은 개념이 잡혀 있지 않으며, 그저 하늘을 새처럼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그 미지의 존재들을 "새들"로 표현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새들은 어떻게 생겼지?"
"아주 아름다웠어요. 모두 흰 옷차림이었는데 어떤 새는 흰색과 녹색 옷을 함께 입고 있었지만 흰옷만 입은 새가 더 많았어요."
"그들이 무슨 말을 했니?"
"아기가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었어요."
"아기라고?"
"차고 바닥에 누워있는 아기 말예요. 그때 엄마가 와서 차고 문을 열고 아이에게 달려갔잖아요? 엄마는 아이에게 제발 떠나지 말라고 말했어요."
아내는 그 말을 듣고 기절초풍할 뻔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실제로 그때 브라이언의 육신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짓뭉개진 가슴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속삭였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우리를 떠나지 말아라. 제발 우리 곁에 있어줘."
그러면서 그녀는 당시 아이의 영혼이 육신을 떠나 상공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서 무슨 일이 있었지?"
"우린 여행을 떠났어요. 아주, 아주 멀리 갔죠."
아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듯한 뭔가를 설명하기 위해 애를 쓰는 듯했다. 뭔가 아주 중요한 걸 얘기하고 싶은데 말로 표현하는 게 무지 어려운 눈치였다.
"우린 하늘로 아주 빠르게 올라갔어요. 그리고 그들은 너무나 예뻤죠. 새들이 아주, 아주 많았어요."
아내는 너무나 놀랐다. 그녀의 마음속으로 이제껏 알지 못했던 지극한 감미로운 위로와 감동이 가득 차는 동안, 브라이언은 지상으로 돌아가 "새들"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새들을 따라 집으로 돌아와 보니 소방차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한 남자가 아기를 새하얀 간이침대에 눕히는 것으로 보고 그에게 아기는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려고 애를 썼지만 그는 브라이언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새들은 그때 브라이언에게 구급차를 따라 가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그의 곁에 있을 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브라이언은 계속해서 새들이 무척 예쁘고 평화로웠기에 지상에 돌아가고 싶은 않았다고 했다. 그때 휘황찬란한 빛이 비쳐들었다. 브라이언은 그 빛이 너무나 밝고 따스했고 자신은 그 빛을 무척 사랑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빛 속의 누군가가 브라이언을 얼싸안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난 너를 사랑하지만 넌 돌아가야만 한다. 돌아가서 야구도 하고 모든 사람에게 새들에 대해 말해주려무나."
그리고서 그 빛 속의 인물은 브라이언에게 키스를 하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한 시간 가량 지속됐다. 브라이언은 "새들"이 우리와 늘 함께 하지만 우리의 현재 눈과 귀로는 그들을 보거나 들을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 새들은 늘 우리와 함께 하는데 이것(이 부분에서 브라이언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올바른 일을 행하도록 돕기 위해 늘 속삭인다는 것이다. 그는 새들에게 들은 얘기를 거의 정확하게 전달해 주었다.
"엄마, 나에게도 계획이 있고, 엄마에게도 계획이 있어요. 아빠에게도 계획이 있고, 모든 사람에게 계획이 있대요. 우리는 약속을 지켜야만 해요. 새들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래요."
그 후 몇 주에 걸쳐 브라이언은 종종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었는데 얘기의 내용은 언제나 똑같았다. 세세한 부분까지 변함이 없었고, 순서도 전혀 틀리지 않았다. 다만 몇 가지 정보가 추가됐고, 기존의 메시지가 더 명확히 밝혀졌을 뿐이다. 아이가 새들에 관해 얘기할 때 어른 뺨치게 놀라게 만들었다. 아이는 어디를 가든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새들"에 관해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이가 그렇게 할 때,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한결 부드러워진 안색으로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두말할 나위 없이 그 때 그 사건이후 우리 가족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으며, 다른 이들도 그렇게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제공 / 낮은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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